천체망원경에서 가장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수차가 구면수차, 코마수차, 비점수차이다. 이 중 구면수차는앞선 글에서 설명하였고, 비구면을 사용하여 제거가 가능하다.

  반사망원경에서 구면수차의 제거는 포물면을 쓰면 깔끔하게 해결된다. 포물면은 평행광을 초점에서 한 점으로 모아주고, 별빛은 평행광이므로 포물면은 이상적인 듯 하다. 역으로, 포물면의 초점에서 발산된 빛은 포물면에 반사되면 평행광이 되어 일직선으로 평행하게 뻗어나간다. 그래서 자동차의 전조등의 반사면은 포물면으로 만든다.

  하지만 포물면이 평행광을 한 점으로 모아주는 것은 포물면에 똑바로 들어오는 빛 뿐이다. 이는 망원경에서 보면 시야의 중심에 해당한다. 망원경으로 하늘을 보았을 때 시야의 주변부에 보이는 별빛은 비록 평행광이긴 하지만 망원경에 비스듬하게 입사된 빛이다. 포물면은 이 빛들은 한 점에 제대로 모으지 못하는데, 포물면에서 기울여져 반사된 빛이 상면에 반사되는 모양이 찌그러져 있기 때문이다. 이 때 그 모양이 마치 혜성 머리처럼 한 쪽은 뾰족하고 다른 쪽은 넓게 늘어진다 하여, 혜성의 머리에서 이름을 본따 '코마수차'라고 부른다.


  위 그림에서 포물면에 제대로 입사하는 별빛 (파란색 평행광)은 시야의 중심에서 한 점에 제대로 모인다. 하지만 시야에서 벗어나는 곳에 보이는 별 (노란색)은 비록 평행광이긴 하지만 포물면에 비스듬하게 입사하여, 시야에서는 찌그러져 보이게 된다. 시야에서 많이 벗어나는 곳에서는 그 정도가 더 심하다 (빨간색).  

사진 촬영 : 정용석


  위 사진은 실제 망원경으로 천체를 찍었을 때의 모습이다. 노란 색 박스으로 강조해놓은 부분을 보면, 별들이 사진의 중심부를 향하여 일그러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코마수차는 실제로 이러한 모습으로 보인다.

  천체망원경에서, 특히 연구용 대형 반사망원경에서 코마수차는 시야를 제한하는 역할을 하였다. 넓은 시야에 대하여 별의 등급과 좌표를 얻는 일이 코마수차때문에 어렵게 되자, 사람들은 연구용 망원경을 카세그레인이 아닌 슈미트 카메라나 또는 리치-크레티앙 방식을 사용하기 시작한다. 현재는 포물면을 주경으로 사용한 반사망원경은 아마추어용으로 만든 소형 반사망원경만 만들고 있다.  
Posted by 당근day
,
  반사망원경은 크게 오목거울과 평면경으로 이루어진 뉴턴식, 그리고 오목거울과 볼록거울로 이루어진 카세그레인식으로 분류할 수 있다. 볼록거울의 역할에 대해서는 나중에 설명하기로 하고, 기본적으로 볼록거울과 평면경이 하는 역할은 같다.  

  이 반사망원경의 주경이 오목거울이니, 오목하게 만들기 위하여 어떤 면으로 만들것이냐가 문제이다. 인간이 생각해내 가장 쉬운 오목면은 구면의 안쪽면이다. 원은 가장 기본적인 곡면이므로 이 면을 이용하여 반사망원경을 만들 생각을 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이 때 나타나는 문제점이 바로 구면수차이다.

 

  위 그림들 중 왼쪽 그림을 보면, 구면에서 별상이 점으로 나올 수 있으려면 별빛이 구의 중심에서 와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오른쪽 그림처럼 별빛은 아주 멀리 무한대 거리에서 오기 때문에, 구경의 중심부근을 통과한 빛 (파란색 선)은 구면경으로부터 더 먼 곳에 모이고, 구경의 가장자리 부근을 통과한 빛 (빨간색 선)은 구면경으로부터 더 가까운 곳에 모인다. 따라서 구면에서 발생하는 이러한 문제로부터 구면수차는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구면수차란 광학계가 평행광을 한 점에 모으지 못하고 근축광과 원축광 사이에 초점이 서로 다르게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얼핏 어려운 말이지만, 위 그림을 참고삼아 "망원경이 별빛을 한 점에 모으지 못하고 반사경의 중심부근에서 반사된 빛과 가장자리에서 반사된 빛이 서로 다른 곳에 초점을 만드는 현상"으로 풀어 이해하면 된다. 

  또한 그림을 자세히 보면 눈치챌 수 있는 현상은, 구경을 초점거리에 비해 작게 만들면 구면수차 현상을 줄일 수 있다. 이와같은 현상은 거의 모든 수차에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성질인데, 구경에 비해 초점거리를 늘리면 (=초점비를 늘리면) 중심상의 수차가 감소한다. 다만 주변상의 경우 중심에서 멀어질수록 수차가 증가하는 비율이 그만큼 늘게 되기 때문에 쓸만한 시야가 한정되게 되고, 결과적으로 시야가 좁아지게 된다. 

  구면수차의 문제로 요즘 반사망원경에는 구면경을 쓰지 않는다. 대부분의 반사망원경은 포물면을 쓰거나 쌍곡면을 쓰며, 포물면을 쓰면 구면수차가 제로가 되지만 코마수차가 나타나게 된다 (구면경에는 코마수차가 없다). 쌍곡면을 쓰면 구면수차, 코마수차 모두 나타나지만 둘 다 어느정도 감내할 수준이 된다. 유일하게 구면경을 구경할 수 있는 경우는 소형 반사망원경에서 초점비를 매우 길게 한 뉴턴식이 드물게 보이기도 한다.  
  구면수차는 반사망원경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굴절망원경에서도 구면수차는 나타나는데, 렌즈의 경우 렌즈면을 비구면으로 만들면 해결된다고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반사경이 하나의 면에 의해 초점이 결정되는데 비해, 굴절망원경은 렌즈 1매당 2개의 굴절면이 있고 또 색수차 문제로 인하여 적어도 2장의 렌즈를 사용하므로, 실제로 굴절망원경에서 구면수차가 심하게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는다.

Posted by 당근day
,
  수차, 이 좀처럼 머릿속에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는 단어를 망원경에 대해 알려달라는 사람들에게 설명하기가 여간 난감한게 아니다. 나부터도 수차라고 하면 0.2초 생각하고 말을 꺼내는데, 처음 듣는 사람들은 이 '수차'단어의 존재만으로 내가 하는 말들을 외계어로 인식하기 딱 좋다. 

  수차란 망원경으로 별을 봤을 때 별이 점으로 보이지 않게 만드는 온갖 요인을 말한다. 별은 워낙 멀리 있어서 아무리 배율을 높여도 점을 보이므로 (태양계 친구들, 성운, 성단, 은하 제외), 이상적인 망원경은 적절한 시야 이내에서 모든 별들이 점으로 보여야 한다. 그런데 이 수차라는 놈때문에, 이런 망원경이 존재할 수가 없게 된다 (그러니까 이상적인 망원경이란 얘기다 -_-).


  처음 발견된 수차는 색수차이다. 굴절망원경에서 골치아픈 놈이 이 색수차란 놈은 이전 포스팅에서 언급했으니 링크를 걸어 본다.
2011/02/02 - [별을 보는 이야기/망원경 이야기] - 천체망원경 이야기 - 3 : 굴절망원경의 색수차와 아크로메틱

  이 색수차 말고도 다른 여러가지 수차들이 있는데, 흔히 자이델의 5수차라 불리는 구면수차, 코마수차, 비점수차, 왜곡, 상면만곡 등이 있고, 비넷이란 놈이 또 있다. 색수차를 피하기 위해 반사망원경을 쓴다고 해도 이 놈들은 피해갈 수가 없다. 반사망원경에 여러 종류가 있는 것도 다 이 놈들 때문이다. 가장 문제가 큰 것은 구면수차, 코마수차, 비점수차인데, 이 놈들에 관련된 이야기를 차차 해 볼까 한다.  
Posted by 당근da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