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사식에서 가장 단순한 형태가 뉴턴식이다. 현재 가격대비 성능에서 최강자를 지키고 있는  돕소니언 방식의 거의 대부분이 뉴턴식이다. 하지만 이 뉴턴식 망원경을 알고 보는 것과 모르고 보는 것은 차이가 있다. 

  반사망원경의 주경을 구성하는 오목면을 만들기에 가장 단순한 형태는 구면이다. 하지만 구면으로 만들 경우 구면수차라는 아주 골치아픈 문제를 마주치게 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아마추어용 반사망원경은 주경을 포물면으로 만든다 (참고 : 천체망원경 이야기 - 5 : 수차 이야기 [구면수차]).

  포물면은 평행광선의 빛을 정확하게 바라보았을 때 그 빛을 한 점으로 모아준다. 그렇기에 이 포물면이 일상 생활에서 흔히 쓰이는 것을 볼 수 있다. 랜턴, 자동차 전조등의 전등 안쪽 반사면은 포물면으로 되어있다. 별빛은 너무 멀리서 오기 때문에 평행광선이고, 포물면으로 별빛을 정확하게 조준하면 별빛이 한 점에 모인다. 천체망원경에서 시야 중심에서 상이 가장 완벽한 것은 포물면으로 주경을 구성한 반사망원경이다. 단, 빛을 입자로만 생각한다면 말이다 (빛은 파동의 성질도 가지고 있다). 

  뉴턴식은 이 포물면의 주경이 모으는 빛을 부경 (사경)을 달아 옆에서 볼 수 있게 고안한 것이다. 따라서 뉴턴식의 경우에는 주경에 의해 모인 빛이 있는 그대로 방향만 바뀌어 관측자에게 향한다고 보면 되겠다. 뉴턴식은 보통 초점비 4-7 사이에서 제작하는데, 이 초점비는 경통의 용도에 따라서 다르게 제작할 수도 있고 또 제작했을 때 경통의 부피 등도 고려한다고 생각하는게 맞을 것 같다. 적도의 위에 올릴 경통의 경우 초점비가 크면 지나치게 부피와 무게가 커져서 그만큼 비싼 적도의를 요구하게 되므로 가급적 초점비를 작게 만드는게 좋겠고, 돕소니언의 경우에는 사람의 평균적인 키에 가급적 맞추는 것으로 보인다. 돕소니언에서 동일구경의 경우 초점비가 커지면 접안부의 높이가 올라가서 키가 작은 사람이 관측하기 어렵고, 지나치게 작으면 또 허리를 굽혀야 하므로 불편함이 있다.

 

뉴턴식 망원경의 단면도

뉴턴식 경통으로 만든 돕소니언


 
 

  카세그레인식은 망원경의 옆에서가 아닌 뒤에서 관측할 수 있도록 고안한 것이다. 평면거울 대신 볼록거울을 사용해서 주경의 뒤쪽으로 빛을 빼 주는데, 이 때 볼록거울에 의하여 주경이 모은 배율보다 배율이 약간 늘어난다. 현재는 아마추어 용으로도 연구용으로도 카세그레인을 제작하는 경우가 드물다. 연구용으로는 리치-크레티앙이라는 방식을 이용하고 있고, 아마추어용으로는 뉴턴식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다만 전파망원경에서는 카세그레인식을 주로 이용하고 있다.

카세그레인식 망원경의 단면도


  현재 쓰이는 광학용 카세그레인 망원경은 흔치 않음에도 카세그레인이라는 단어는 생각보다 쉽게 접해볼 수 있는데, 넓은 의미에서는 리치-크레티앙 등의 망원경도 카세그레인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좁은 의미의 카세그레인식 망원경은 주경을 포물면으로, 부경을 쌍곡면으로 연마한 위의 단면도와 같은 형태의 망원경이다. 다만 망원경을 겉으로 보았을 때 카세그레인과 비슷한 구성 (오목거울 주경 + 볼록거울 부경)을 가지고 있으면 그냥 편하게 카세그레인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가끔 있다. 

  또한 '카세그레인 초점'이라는 말을 또 들어볼 수 있는데, 이것은 광학계가 카세그레인이냐 여부와는 전혀 상관없이 초점이 주경의 뒤쪽에 자리하면 카세그레인 초점이라고 부른다. 1m 전후의 구경을 가지는 적도의식 가대의 소형 연구용 망원경의 경우에는 카세그레인 초점에 CCD나 분광기를 달아 직접 관측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경위대식 가대를 이용하는 큰 망원경에 무거운 기기를 설치해야 하는 경우 카세그레인 초점에 달지 않고 한 번 더 옆으로 빼서 나스미스식 초점에 설치하는 경우도 있다. 

카세그레인 초점과 나스미스 초점의 차이



  뉴턴식이건 카세그레인식이건, 부경을 공중에 매달아 두기 위해 부경을 잡아주는 지지대를 설치해야 한다. 이것을 보통 '스파이더'라고 부르는데, 왜 이렇게 부르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어쨌든 이 스파이더와 부경이 주경 앞을 가리기 때문에 나타나는 몇 가지 문제가 있는데, 하나는 광량을 잡아먹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회절을 일으켜 상을 악화 시킨다는 것이다. 광량을 잡아먹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으나, 회절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그래서 반사망원경으로 밝은 별을 보면 아래 사진처럼 보이게 된다.

반사망원경으로 본 밝은 별

  위 사진에서 X 모양으로 길게 늘어선 것이 스파이더에 의한 회절이다. 또한 밝은 별 주변에 뿌옇게 별무리가 진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부경에 의한 회절이다. 일반적으로 반사망원경으로 별을 보면 스파이더에 의한 회절이 가장 먼저 눈에 띄고 또 거슬린다. 하지만 부경에 의한 회절 역시 만만치 않게 상을 악화시킨다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 앞서 위에서 빛을 입자로만 생각한다면 포물면으로 주경을 연마한 뉴턴이나 카세그레인 망원경이 중심상이 가장 좋다고 언급하였는데, 빛을 입자로만 생각하면 반사망원경에서는 직진과 반사만 일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빛은 파동의 성질도 가지고 있으므로 회절을 일으키고, 이로 인한 상의 악화는 상당히 크다.  

  스파이더와 부경에 의한 회절에도 불구하고 뉴턴식이나 카세그레인식의 중심상은 봐줄만한 편이다. 하지만 주변상으로 가면 얘기가 달라지는데, 중심에서 멀어져서 시야 주변으로 갈수록 별상이 길게 늘어지는 현상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주경을 포물면으로 연마하면 필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코마수차라고 한다 (천체망원경 이야기 - 6 : 수차 이야기 [코마수차]). 이 코마수차는 시야가 넓어도 시야 가장자리 부분을 못 쓰게 만들기 때문에, 쓸만한 시야를 제한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용 망원경들이 카세그레인 대신 리치-크레티앙 방식을 쓰는 이유도 이 코마수차 때문이다. 리치-크레티앙 방식은 주경을 포물면이 아닌 쌍곡면으로 연마하기 때문에, 코마수차를 상당히 줄일 수 있다.

  이 코마수차로 인하여, 포물면을 주경으로 쓴 뉴턴식이나 카세그레인식의 경우 시야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상이 바깥 방향으로 꽤 번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이 뉴턴식인 돕소니언의 경우 손으로 추적하면서 행성등을 관측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고배율의 행성 관측에서 돕소니언으로 세밀하게 추적하기가 어려운데다, 손을 경통에 직접 대기 때문에 손떨림 등이 경통에 그대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반사망원경에서 초점이 맞지 않았을 때의 모습


  위 사진은 덤 ... 인터넷에서 구한 것인데, 망원경의 초점을 이렇게 흐려놓으면 빛이 주경에 닿기 전에 어떻게 가려졌는지를 볼 수 있다. 반사망원경에서는 부경에 의해 가운데 부분이 가려지고 또 스파이더에 의해 X 모양으로 약간 가려지므로 초점이 안 맞는 상태에서는 위 사진처럼 보이게 된다. 만일 밝은 별을 시야 중심에 놓고 초점을 흐렸는데 위 사진처럼 보이지 않고 가운데 검은 부분이 한 쪽으로 치우쳐 있다면, 그것은 주경이 기울어져 있던가 혹은 부경의 중심이 맞지 않은 것이므로 이러한 상태에서 망원경의 광축을 점검할 수 있다. 또한 이 상태에서의 밝은 부분의 일렁거림으로 씨잉을 가늠해볼 수 있고, 이 일렁거림은 망원경이 냉각이 다 되지 않았을 때에는 또 다른 패턴으로 일렁거리기 때문에 냉각이 잘 되었는지 여부도 확인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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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체망원경에서 가장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수차가 구면수차, 코마수차, 비점수차이다. 이 중 구면수차는앞선 글에서 설명하였고, 비구면을 사용하여 제거가 가능하다.

  반사망원경에서 구면수차의 제거는 포물면을 쓰면 깔끔하게 해결된다. 포물면은 평행광을 초점에서 한 점으로 모아주고, 별빛은 평행광이므로 포물면은 이상적인 듯 하다. 역으로, 포물면의 초점에서 발산된 빛은 포물면에 반사되면 평행광이 되어 일직선으로 평행하게 뻗어나간다. 그래서 자동차의 전조등의 반사면은 포물면으로 만든다.

  하지만 포물면이 평행광을 한 점으로 모아주는 것은 포물면에 똑바로 들어오는 빛 뿐이다. 이는 망원경에서 보면 시야의 중심에 해당한다. 망원경으로 하늘을 보았을 때 시야의 주변부에 보이는 별빛은 비록 평행광이긴 하지만 망원경에 비스듬하게 입사된 빛이다. 포물면은 이 빛들은 한 점에 제대로 모으지 못하는데, 포물면에서 기울여져 반사된 빛이 상면에 반사되는 모양이 찌그러져 있기 때문이다. 이 때 그 모양이 마치 혜성 머리처럼 한 쪽은 뾰족하고 다른 쪽은 넓게 늘어진다 하여, 혜성의 머리에서 이름을 본따 '코마수차'라고 부른다.


  위 그림에서 포물면에 제대로 입사하는 별빛 (파란색 평행광)은 시야의 중심에서 한 점에 제대로 모인다. 하지만 시야에서 벗어나는 곳에 보이는 별 (노란색)은 비록 평행광이긴 하지만 포물면에 비스듬하게 입사하여, 시야에서는 찌그러져 보이게 된다. 시야에서 많이 벗어나는 곳에서는 그 정도가 더 심하다 (빨간색).  

사진 촬영 : 정용석


  위 사진은 실제 망원경으로 천체를 찍었을 때의 모습이다. 노란 색 박스으로 강조해놓은 부분을 보면, 별들이 사진의 중심부를 향하여 일그러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코마수차는 실제로 이러한 모습으로 보인다.

  천체망원경에서, 특히 연구용 대형 반사망원경에서 코마수차는 시야를 제한하는 역할을 하였다. 넓은 시야에 대하여 별의 등급과 좌표를 얻는 일이 코마수차때문에 어렵게 되자, 사람들은 연구용 망원경을 카세그레인이 아닌 슈미트 카메라나 또는 리치-크레티앙 방식을 사용하기 시작한다. 현재는 포물면을 주경으로 사용한 반사망원경은 아마추어용으로 만든 소형 반사망원경만 만들고 있다.  
Posted by 당근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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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차, 이 좀처럼 머릿속에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는 단어를 망원경에 대해 알려달라는 사람들에게 설명하기가 여간 난감한게 아니다. 나부터도 수차라고 하면 0.2초 생각하고 말을 꺼내는데, 처음 듣는 사람들은 이 '수차'단어의 존재만으로 내가 하는 말들을 외계어로 인식하기 딱 좋다. 

  수차란 망원경으로 별을 봤을 때 별이 점으로 보이지 않게 만드는 온갖 요인을 말한다. 별은 워낙 멀리 있어서 아무리 배율을 높여도 점을 보이므로 (태양계 친구들, 성운, 성단, 은하 제외), 이상적인 망원경은 적절한 시야 이내에서 모든 별들이 점으로 보여야 한다. 그런데 이 수차라는 놈때문에, 이런 망원경이 존재할 수가 없게 된다 (그러니까 이상적인 망원경이란 얘기다 -_-).


  처음 발견된 수차는 색수차이다. 굴절망원경에서 골치아픈 놈이 이 색수차란 놈은 이전 포스팅에서 언급했으니 링크를 걸어 본다.
2011/02/02 - [별을 보는 이야기/망원경 이야기] - 천체망원경 이야기 - 3 : 굴절망원경의 색수차와 아크로메틱

  이 색수차 말고도 다른 여러가지 수차들이 있는데, 흔히 자이델의 5수차라 불리는 구면수차, 코마수차, 비점수차, 왜곡, 상면만곡 등이 있고, 비넷이란 놈이 또 있다. 색수차를 피하기 위해 반사망원경을 쓴다고 해도 이 놈들은 피해갈 수가 없다. 반사망원경에 여러 종류가 있는 것도 다 이 놈들 때문이다. 가장 문제가 큰 것은 구면수차, 코마수차, 비점수차인데, 이 놈들에 관련된 이야기를 차차 해 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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