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1월 보현산천문대 갔을 때 찍은 사진이다.

보현산천문대는 시민천문대나 사설천문대가 아닌, 연구용 국립천문대이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별을 보여주거나 하는 행사는 1년에 한두번밖에 하지 않는다. 다만, 낮에는 일반인들이 잠시 둘러보고 갈 수 있는 작은 견학용 공간이 마련되어 있기는 하다.

나는 이 때 분광관측을 하러 갔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지도교수님의 관측시간에 같이 간 셈이다. 



사진은 관측 첫 날 바로 CCD가 고장이 나서, 맑은 날 개점 휴업을 하는 도중에 찍었다. 다음날이 주말인데도 불구하고, 관계자 분들께서 올라오셔서 해결해 주신 관계로 다음날 부터는 사진을 전혀 찍지 못했다.

가장 작은 궤적을 그린 별이 북극성이다. 북천일주 사진을 몇 장 보면 알 수 있지만, 북극성이라고 일주운동을 전혀 안 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아주 작은 원을 그리며 도는 것이다. 아주 짧은 유성의 궤적도 하나 나와 있다.

장비 : 펜탁스 MX + vivitar 24mm 
노출 : 아그파 CT precisa 100 , F11, 2시간반쯤



보통 연구용 관측 중에는 모든 불을 모두 소등해야 하고, 작은 불빛 하나도 용납하지 않는다. 그런데 보현산에서 관측을 하다보면, 일반인들이 관측중에 자동차를 몰고 올라와서 별을 보려고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전조등도 모두 켜고 올라오면, 매우 난감하다. 감시 카메라가 곳곳에 있어서 누군가 올라오면 내려가서 돌아가 달라고 말하거나 방송으로 전달하는데, 특히 주말에는 극성이다.

관측을 하는 사람들은 관측중에 누군가 올라오면 매우 불안하다. 갑자기 불이라도 켜서 지금 관측중인 방향에 빛이 새면 과학의 결과가 바뀔 수도 있고, 불도 안 켜고 있으면 산인데 발이라도 헛디딘다거나 사고가 나면 또 난감하기 때문이다.

가끔 아마추어 천문인들이 보현산천문대 바로 아래쪽 주차장에 와서 별을 보고 가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아마추어천문인들은 연구용 관측에 방해가 되는 일은 스스로 자제한다. 그렇지만 천문대 입구를 넘어 들어오는 외부인들 중에는 나가달라고 해도 안 내려가고 버티는 사람들도 꽤 많이 있어서, 연구용 관측을 하러 온 사람에게는 여간 신경이 쓰이는게 아니다.




나는 보현산에서 관측실에 관측자로 들어가서 직접 관측을 한 것이 처음이었다. 물론, 이 사진을 찍은 다음 날부터 관측을 했다. 그런데 이 카메라가 놓인 바로 이 곳에 정말 많은 차들이 올라와서 섰다 가는걸 보았다. 다행히 사진은 큰 문제가 없었지만, 자칫 운이 없으면 사진에 다른 불빛이 새 들어오거나 혹은 카메라를 잃어버릴 수도 있었다는 얘기다.

뭐 이런 이유도 있고, 관측 중에는 관측에만 집중해야 하기도 하고, 여차저차 지금은 보현산 천문대 갈 때 카메라를 아예 들고 가지 않는다.




보현산 천문대 산자락 아래에는 보현산 천문 과학관이 있다. 보현산 천문 과학관은 순수 일반인들에게 별을 보여주기 위한 용도로 지어졌으며, 연구를 수행하지 않는다.

보현산 천문 과학관을 건설한 이유 중에는, 일반인들을 위해 별을 보여주는 일을 하지 않는 연구용 보현산 천문대에 올라오는 일반인들에게 별을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것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니 별을 보고 싶은 사람은 보현산천문대 대신 보현산 천문 과학관을 찾으면 될 것이다.

보현산 천문 과학관 홈페이지 :  http://www.staryc.com/m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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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당근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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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월, 혼자 간현에 갔을 때 찍은 사진이다." 라고 내 싸이에 2003년에 글이 올라와 있으니까, 2002년 10월에 찍은 사진이로군.

카메라 들고 관측지보러, 구도보러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찍었다.

아래쪽에 옆으로 누운 V자모양의 성단이 히아데스 성단, 그 위에 몇개가 조금 더 오밀조밀하게 모여있는데 플레이아데스 성단이다.

히아데스성단에서 가장 밝게 보이는 별은 알데바란이라는 황소자리의 1등성인데, 이 별은 히아데스 성단의 별이 아니다. 단지 히아데스와 같은 방향에 있는, 히아데스보다 가까운 별이다.

플레이아데스 성단은 심지어 서울에서도 개인차에따라 6개이상도 볼 수 있다. 매우 밝고 아름다운 성단으로, 먼 옛날부터 별을 유심히 지켜본 나라나 민족들은 플레이아데스에 얽힌 이야기가 많다.

플레이아데스가 동쪽에서 뜬 후에 알데바란이 뒤따라서 뜬다. 그래서 알데바란의 이름은 그 뜻이 '뒤따르는 자'라고 한다 ..

펜탁스MX+scm50mmF1.4
코닥맥스400,F2 15초


이상 내 싸이 펌....

이걸 찍을 때는 그러니까... 모 사설 천문대에서 알바하다가, 손님이 없어서 불러주지 않으면 그 동안 받은 알바비로 별보러 다니다가, 뭐 그러던 시절이다. 

지금 그렇게 하라고 하면... 아아 생각만 해도 며칠만에 몸져 누울 것 같다-_-;;;; 

  
사진을 찍다 보면, 찍었을 때에는 너무 좋아라 하다가 나중에 사진찍는 실력이나 기술이 늘고나서 보면 버리고 싶은 그런 사진도 있고,

반면에 막상 찍었을 때에는 별 느낌 없는데 나중에 왠지 마음에 들어가는 사진도 있다.

사실 뭐 이 사진에 별다른 특별한건 없고 누구나 쉽게 찍을 수 있는 그런 사진인데

아 뭔가 아무것도 특별한게 없는 이 사진이 마음에 드는건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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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당근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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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11월 1?일 사자자리 유성우때 찍은 사진이다. 달은 거의 보름이었고, 이걸 찍은 날 여러가지 우여곡절을 겪었었지.

사진을 찍은 장소는 연천 공설운동장이다. 가로등도 꽤 있고, 별을 찍기에는 영 적합하지 않은 곳이다.

유성우를 찍으려면, 가급적 어두운 곳으로 가야한다. 그런데 이 사진을 찍은 곳은 수백미터 앞까지 뭐가 있는지 잘 보이는 그런 곳이었다. 나는 왜 여기서 유성을 찍겠다고 설치고 있었던 것일까???


2001년 사자자리 유성우는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유성 1000개를 세고서 시간을 쟀는데 1시간이 넘지 않았다. 하늘에서는 엄청나게 밝은 유성들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고, 한꺼번에 여러개의 유성들이 마구 쏟아지기도 했다. 나는 이 때 내가 사진을 찍을 줄 몰랐다는 사실이 너무나 안타깝지만, 반면에 누워서 유성을 마음놓고 감상할 수 있어서 좋았다. 사진을 찍으려면 넋놓고 감상하기는 어려우니까.

2002년에도 사자자리 유성우가 있을 것이란 예보가 있었고, 시간당 많으면 1000개까지도 가능하다고 했다. 2001년에 시간당 만개가 예보되었는데 1000개를 봤으니, 보름달임에도 불구하고 2002년에도 기대가 안 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리하여 나는 의정부에 사는 친구놈과 그 놈의 차를 타고 어디론가 향하기 시작했다. 처음 행선지는 철원이었다. 그런데 철원은 생각보다 무서운? 곳이었다. 우리가 찾아 헤메는 곳은 어둡고 평평한 지역인데, 들어가고자 차에서 내려서 보면 발목에 줄이 쳐져 있고 "지뢰지역"이란 팻말이 달려있다......

우린 목숨걸고 사진찍을 용기는 없었기에 보다 안전하면서도 잘 보이는 곳을 위해 차를 타고 여기저기 헤메고 있었다. 시간은 흘러흘러 밤 10시가 넘어 가는데, 우리는 아직도 사진찍을 곳을 찾지 못했다... 그러던 순간에, 눈앞에서 불꽃이 튀었다-_-

앞차를 추월하다가 군부대로 들어오면서 바리케이트를 받았다. 그 이후는 어떻게 되었을까? (상상은 알아서-_-)


뭐 어쨌든 다행히 몸은 성하게 빠져나왔고, 겁먹은 우리는-_- 철원보다 조금 밑에 연천에 와서 대충 아무데서나 내려서 찍은게 저 사진이다. 저거 말고 여러 사진들이 있지만, 참 못 찍은 사진들만 가득했다. 유성이 담긴 사진이 딱 하나 있었는데, 사진은 볼만하지 않더라.

아 그리고, 이 날 새벽 1시부터 5시까지 본 유성의 갯수는 총 6개였다. 아무리 보름달이 밝고 가로등도 있고 사진찍느라 하늘을 잘 안 봤다지만....

펜탁스 MX, 50mm F1.4
PROVIA 100F, F5.6,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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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당근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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