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11월 1?일 사자자리 유성우때 찍은 사진이다. 달은 거의 보름이었고, 이걸 찍은 날 여러가지 우여곡절을 겪었었지.

사진을 찍은 장소는 연천 공설운동장이다. 가로등도 꽤 있고, 별을 찍기에는 영 적합하지 않은 곳이다.

유성우를 찍으려면, 가급적 어두운 곳으로 가야한다. 그런데 이 사진을 찍은 곳은 수백미터 앞까지 뭐가 있는지 잘 보이는 그런 곳이었다. 나는 왜 여기서 유성을 찍겠다고 설치고 있었던 것일까???


2001년 사자자리 유성우는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유성 1000개를 세고서 시간을 쟀는데 1시간이 넘지 않았다. 하늘에서는 엄청나게 밝은 유성들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고, 한꺼번에 여러개의 유성들이 마구 쏟아지기도 했다. 나는 이 때 내가 사진을 찍을 줄 몰랐다는 사실이 너무나 안타깝지만, 반면에 누워서 유성을 마음놓고 감상할 수 있어서 좋았다. 사진을 찍으려면 넋놓고 감상하기는 어려우니까.

2002년에도 사자자리 유성우가 있을 것이란 예보가 있었고, 시간당 많으면 1000개까지도 가능하다고 했다. 2001년에 시간당 만개가 예보되었는데 1000개를 봤으니, 보름달임에도 불구하고 2002년에도 기대가 안 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리하여 나는 의정부에 사는 친구놈과 그 놈의 차를 타고 어디론가 향하기 시작했다. 처음 행선지는 철원이었다. 그런데 철원은 생각보다 무서운? 곳이었다. 우리가 찾아 헤메는 곳은 어둡고 평평한 지역인데, 들어가고자 차에서 내려서 보면 발목에 줄이 쳐져 있고 "지뢰지역"이란 팻말이 달려있다......

우린 목숨걸고 사진찍을 용기는 없었기에 보다 안전하면서도 잘 보이는 곳을 위해 차를 타고 여기저기 헤메고 있었다. 시간은 흘러흘러 밤 10시가 넘어 가는데, 우리는 아직도 사진찍을 곳을 찾지 못했다... 그러던 순간에, 눈앞에서 불꽃이 튀었다-_-

앞차를 추월하다가 군부대로 들어오면서 바리케이트를 받았다. 그 이후는 어떻게 되었을까? (상상은 알아서-_-)


뭐 어쨌든 다행히 몸은 성하게 빠져나왔고, 겁먹은 우리는-_- 철원보다 조금 밑에 연천에 와서 대충 아무데서나 내려서 찍은게 저 사진이다. 저거 말고 여러 사진들이 있지만, 참 못 찍은 사진들만 가득했다. 유성이 담긴 사진이 딱 하나 있었는데, 사진은 볼만하지 않더라.

아 그리고, 이 날 새벽 1시부터 5시까지 본 유성의 갯수는 총 6개였다. 아무리 보름달이 밝고 가로등도 있고 사진찍느라 하늘을 잘 안 봤다지만....

펜탁스 MX, 50mm F1.4
PROVIA 100F, F5.6, 30분

'사진 > 천체사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개기월식  (1) 2010.05.26
고요한 숲속의 밤  (0) 2010.05.25
보현산 천문대  (0) 2010.05.25
플레이아데스와 히아데스  (0) 2010.05.25
내 카메라로 처음 찍은 사진  (1) 2010.05.25
Posted by 당근da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