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GMT가 들어설 곳은 아니지만 칠레에 있는 또 다른 유명한 천문대인 CTIO에 관측을 갔다가, 사진을 몇 장 찍어 보았다.

게으른 탓에 8개월이 지나서야 칠레가서 찍어온
사진을 블로그에 올린다.


지난 3월 칠레 CTIO 천문대 관측에서는 불안정한 날씨 상황으로 인하여 두 명의 관측자 중 한 명이 밖에 계속 들락거리면서 날씨를 체크해야 했다. 이 과정은 관측실에서 모니터를 보고 있던 관측자에겐 매우 고역인데, 밖에 나가서 별을 보고 바람을 쐬는 것은 좋지만 밝은 모니터를 보고 있던 눈이 밖에서 어두운 하늘을 확인하고 구름이 있는지를 알아볼 수 있을 정도가 되려면 한참 멍하니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가지고 간 카메라에 필름을 물려 사진을 찍으러 다닐 시간 정도는 확보가 되긴 했다.


은하수 아래의 망원경들 : 망원경들이 있는 돔 건물들이 모두 시커먼 반면 은하수만 밝다. 당시에 은하수가 얼마나 밝았는지를 짐작해볼 수 있다. (Pentax MX, Vivitar 24mm F2.8, F4 5분, E200 +3)

내가 쓴 망원경이 있는 돔과 은하수 중심부근(Pentax MX, SMC 50mm F1.4, F2 60초, E200 +3)

CTIO 4m 망원경 건물 (제일 큰 건물)과 대마젤란 은하(제일 밝은 부분)의 일주 (Pentax MX, Vivitar 24mm F2.8, F4 1.5시간, E200 +3)

 


밝은 모니터를 보면서 관측하다가 어두운 밖으로 나와서 카메라를 찾아서 노출을 끄고, 또 새로운 구도를 잡아서 노출을 주고 하다보니 수평이 맞지 않은 사진이 많이 있다. 특히 24mm 광각은 어두워서 지평선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현상을 하고 보니 기울어진게 많아서, 두 번째 사진의 경우 포토샵으로 기울기를 도로 보정했다.

사실 천문대 부지가 그렇게 넓은게 아니라서, 가지고 간 렌즈로는 구도를 잡기가 다소 애매하긴 했다. 50mm로 찍을만한 곳이었으면 더 좋은 사진들이 나왔을텐데, 24mm로도 억지로 찍어야 할 정도로 화각이 나오지 않았다.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필름의 감도로는 저 별들을 다 담기가 미처 어려웠다는 것이다. 좋은 DSLR이 있었으면 더 좋은 사진을 가져왔을텐데,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다.



마지막 관측날에는, 다음 관측자들이 올라와서 창고에 있는 망원경을 하나 꺼애서 이것저것 보고 있었다. 남반구 하늘에 익숙하지 않은 나는 눈동냥으로 몇몇 천체들을 보여줄 것을 부탁했고, 그들은 흔쾌히 나에게 오메가 센타우리 성단과 에타 카리나 성운을 보여주었다. 나는 한국에서 북반구의 M13같은 구상성단을 많이 보았지만, 오메가센타우리가 시야 가득히 별을 메우는 것을 잊을 수가 없다.

습도의 변화가 너무 심해 관측자들이 관측 내내 긴장을 풀 수 없었던 날씨에서도, 맨눈으로 본 하늘의 은하수는 지금껏 봤던 어떤 은하수보다 밝았다.

한국의 은하수는 아무리 어두운 곳에서 봐도 '저기 왜 구름이 안 움직이지' 정도로 생각이 든다면, 칠레의 은하수는 정말 밝고 은하수 이외에 보이지가 않는다. 

사진으로도, 감도가 좋은 필름에 이걸 8배 밝게 현상했음에도, 1분동안이나 찍은 마지막 사진의 은하수보다도 당시 칠레에서 맨눈으로 본 은하수가 더 밝았다. 한국에서는 기대하기 힘든 현상이다. 


우리에게 와인으로 더 유명한 칠레는 사실 전세계 망원경이 모이는 두 곳 중 한 곳이다. 칠레는 남반구에서 맑은 날씨가 많고 대기가 안정적인 곳으로, 전 세계의 천문기관들이 칠레에 망원경을 세운다. 그리고 전 세계의 천문학자들이 이 곳에 관측을 하러 온다.

한국이 참여하기로 한 초대형 망원경인 구경 25.4m의 GMT (현재 한국의 최대 구경 망원경은 보현산천문대의 1.8m 망원경) 역시 칠레에 자리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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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월 29일 - 11월 10일, 칠레 CTIO 천문대에 관측을 목적으로 출장을 다녀왔다. 칠레에는 남반구에서 천체관측 조건이 가장 좋은 곳을 소유하고 있어서, 세계 여러 나라의 대형 망원경들 (구경 8m급의 VLT, Gemini 등)이 위치하고 있다 (북반구의 경우, 하와이). 우리나라가 참여하는 구경 25m급의 GMT 프로젝트도, 칠레에 지어질 계획이다. 내가 다녀온 곳은 CTIO라고 하는 곳으로, VLT, Gemini등의 망원경이 있는 곳에서 멀지 않은 봉우리에 있다.

  칠레는 남반구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보이는 별자리와는 완전히 다르다. 우리나라에서 보이는 별자리인 오리온자리의 경우 칠레에서 보면 위-아래가 뒤집혀서 보인다.

참고글 : 2010/11/02 - [별을 보는 이야기/잡담] - 남반구에서는 별자리가 뒤집힌다


  칠레까지 가는데 인천->L.A -> (리마 경유) -> 산티아고 -> 라 세레나  총 4번의 X-ray 검색대를 통과하면서 "이거 필름이니 제외해달라" 설명하는 것도 귀찮았지만, 나름 가는 동안에는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을거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막상 가서 찍어보니, 하늘이 지나치게 어두워서 뷰파인더로는 구도를 잡을 수도 없고, 당연히 수평 맞추기도 쉽지 않고, 연구용 데이터를 얻는 천문대에서 손전등 하나 켜는 것도 눈치가 보이고 (손전등 작은 것만 켜도 되게 밝다), 여러모로 어려움이 있었다.

  칠레 천문대의 하늘이 얼마나 어두웠냐면, 달도 없는 하늘에서 오로지 별빛만으로 도로의 차선이 구분되어 걸을 수 있는 정도였다. 사진을 찍을 때에도, 암적응이 되면 돔 사이사이로 난 하얀색 선을 따라서 손전등 없이 이동했다. 그렇지만 역시 처음 찍는 곳에서 노출잡기가 쉽지는 않았다. 예전에 우즈베키스탄에 가서 대부분의 사진이 노출부족이 나온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아예 극단적으로 조리개를 여는 노출을 주었다.

참고글 : 2010/10/05 - [여행] - 우즈베키스탄 마이다낙 천문대


  하필 출발 직전 내 카메라가 고장나는 바람에, 내 카메라와 기종이 같은 학교 카메라 중에서 골라서 카메라를 들고 갔다. 그러나 현상후에 확인해보니 카메라 상태가 역시 좋지 않아서, 4컷 중 두 컷이 겹치고 한 컷이 빛이 새서 망가졌다. 운이 좋게도 네 컷 모두 노출이 맞았는데, 찍을 때 필름을 넘기는 와인더가 감이 좋지 않더라니 무려 세 컷을 카메라가 날려먹었다.

4m 망원경 돔과 남천일주 : 유일하게 살아남은 한 컷.

카메라 : 펜탁스 MX, 렌즈 : Vivitar 24mm F2.8, 필름 : E100VS (+2 증감), 노출시간 : 2시간 (새벽 박명빛 포함), 조리개 : 4


  우리나라에서 북천일주를 찍으면, 북극성이 가장 작은 원을 뚜렷하게 그리는 북천일주사진이 찍힌다. 그러나 남반구에는, 천구의 남극 근처에 북극성(2등성)같은 뚜렷한 별이 없다.

참고 : 2010/05/30 - [사진/천체사진] - 영양 반딧불이 천문대 - 영양 반딧불이 천문대 뒷산에서 찍은 북천일주
         2010/05/25 - [사진/천체사진] - 보현산 천문대 - 보현산천문대에서 찍은 북천일주

  수평도 살짝 기울어진데다, 렌즈의 왜곡으로 천문대의 돔이 기울어져 있다 (싸구려 광각렌즈는 다루기 쉬운 물건이 아니다 ㅠㅠ). 여러모로 아쉽지만, 그래도 처음 찍은 장소에서 저 정도를 건져온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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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전 교양수업 학생들에게 목성을 보여주던 날, 씨잉이 너무 좋아서 목성에서 눈을 뗄 수 없는 날이 있었다. 목성을 본 것이 한두번이 아니고 그 날 본 망원경보다 훨신 좋은 망원경으로 본 것이 한두번이 아닌데, 나의 눈을 고정시킨 것은 서울 한복판에서 허름한 망원경으로 본 목성이었다. 

  망원경으로 행성을 본다는 것은, 우리가 망원경으로 확대해서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대상을 보는 행위이다. 우리가 보는 빛은 대기를 통과해서 우리 눈에 도달하기 때문에, 대기의 요동이 심하면 행성이 잘 보이지 않는다. 지난 9월 28일은, 내가 지금껏 겪은 손에 꼽는 날 중 하나였다.

  그 날 대충 찍어서 대충 처리한 6초짜리 목성이 있었는데, 그 날 바로 관측기로 정리해서 올렸었다. 
 2010/09/28 - [별을 보는 이야기/관측기] - 2010. 9.28 목성 관측기

  이번에는 30초 찍은 것을 처리한 결과이다. 처리라고 해봐야 동영상의 모든 프레임을 정렬해서 합성한게 다인데, 이마저도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해줘서 난 한게 없다. 사실 내가 행성촬영에는 문외한인 편이다.

  그런데 지금 알았는데, 동영상을 찍는 캠의 드라이버가 컬러용이 아니고 흑백용이었다. 아, 컬러였다면 조금 더 멋있었을 텐데...


  아쉽게도 대적반은 보이지 않는다. 위성도 4개 중에 3개만 보였는데, 그나마도 하나는 사진 왼쪽에 짤렸다. 
  다음에는 더 확대해서 찍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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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아무도 필름으로 달을 찍지 않지만

한 10년전만 해도, 필름으로 행성을 찍으려고 애를 무던히도 썼다.

나는 2003년도에 필름으로 달을 처음 찍어봤는데, 생각보다 쉬운게 아니었다. 그러나 이미 이 때 사람들은 디지털 카메라로 달을 찍고 있었다.

그냥, 재미삼아 찍어본 달이다.

이후 달이나 행성을 열심히 찍은 적은 한 번도 없다 -_-;;;;;


 

위 - 달 남동부
아래 - 아펜닌산맥
장비 : 상태C급 ED102s + 나글러 4.8 + 펜탁스 mx + 엑타25
노출 : 15초
촬영일 : 2003년 10월

엑타25 필름은 입자가 매우 고운데, 문제는 내가 별을 보기 시작하기 전에 이 필름이 단종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냥 들어만 본 필름일 뿐이었는데, 우연히도 학교 사진관에서 썩고 있는 것을 발견, 2롤을 사서 찍어서 2장 건졌다.

2롤에 겨우 2장밖에 못 건지는 이유는, 필름카메라로는 그 자리에서 결과물을 확인할 수 없는 관계로 초점이 잘 맞았는지 알 수가 없어서, 초점을 조금씩 바꿔가면서 계속 찍기 때문이다.


필름으로 찍는거 치곤, 꽤 괜찮게 나온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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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 반딧불이 천문대 개관 전, 장비 점검차 갔을 때 찍은 사진.

뒷산에 올라 가서 겨울 밭을 돌아다니다가 찍었는데, 약간 밝게 찍혔다.


아래쪽 살짝 겹겹이 겹쳐주신 산자락?에...(산자락이라고 하기엔 미약하긴 하지만)

휘황찬란한 단풍이나  

아니면 화사한 봄꽃이나

이런 것들이 좀 있을 때면 좋았을 텐데

하다못해 냇물가에 물안개라도 살짝 흔적이 남아주시면 참 좋았을텐데.

한겨울이라 아무것도 없는게 좀 아쉽다. 


봉화 영양 청송, 우리나라 제일 별 잘 보이는 동네 중 하나.

반대로, 우리나라 제일 가기 힘든 동네 중 하나. 여기 가는데 서울에서 부산 가는 것 만큼 걸렸으니, 왜 별이 잘 보이는지 알만하다.

볼건 다 보고 온 기억이 나네.


노출정보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기록을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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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행성좀 찍을 줄 안다 싶은 사람들은 열이면 열 웹캠으로 찍고 있다.

마침 학과에 QHY5를 사다놓고 학부생들에게 찍을 수 있게 했는데, 아무도 안 찍길래

내가 한 번 찍어 보았다.

사실, 하늘도 좋고 대기상태도 아주 안정된 날이 있었는데 아무도 안 찍는게 아깝기도 했다.


망원경에 웹캠을 달고 바로 찍으면 토성이 너무 작다.

그래서 보통은 바로우렌즈를 끼워서 확대하거나, 혹은 접안렌즈를 통해 확대된 상을 웹캠으로 찍는다.

나는 바로우렌즈가 없으므로, 후자를 선택했다.


문제는 확대촬영 어댑터에 아이피스를 넣으니, 지나치게 확대된다는 것이다.

확대되는 정도는 아이피스를 통해 보이는 배율과 아이피스-웹캠 사이의 거리에 의해서 결정되는데,

아이피스와 웹캠 사이의 거리를 줄일 수가 없어서 좋은 고배율 아이피스로는 도저히 경통이 견딜만한 배율 이내로 토성의 크기를 줄일 수가 없었다.

그래서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플뢰슬 25mm를 써서 찍었는데, 결과는 아래와 같다 (동영상은 100M를 넘는다고 첨부 불가...).

징후아 127mm fl=1200 + 징후아 PL25mm + QHY5
촬영일 : 2010년 5월 15일



토성 주변에 약간 뿌연 빛이 남아있는 것은 아이피스 렌즈에서 일어난 난반사 때문으로 생각된다.

만일 플뢰슬 25mm 대신에 XO 5mm를 써서 적당한 크기로 찍었다면, 훨씬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확대촬영에 대해서 조금 더 신경 써 보려면 몇 가지 추가해서 구입할 물건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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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기월식

사진/천체사진 2010. 5. 26. 21:28

2004년 5월 5일의 개기월식의 일주사진

개기월식이라 달이 지구 그람자에 가려지는 과정과 도로 나오는 과정이 모두 찍혀야 하지만, 달이 지구 그림자에 완전히 가려진 상태에서 서쪽으로 져 버렸기 때문에 가려지는 과정만 찍혔다.

학교에서 찍었는데, 광해 때문인지 황사 때문인지 둘 다 때문인지 몰라도 누렇게 나왔다.

월식의 영향으로 달이 작아지면서 아래쪽이 뾰족하게 나왔다.

아래쪽의 붉은 벽돌 건물이 영실관인데, 영실관 옥상에선 천문우주과학과에서 월식을 보고 있었다. 얼마나 사진을 찍어댔는지 내 사진에 다 나왔다 -_- 사람은 어두운데다 움직여서 나오지 않았지만, 사진기 플래쉬는 저렇게 점으로 나왔다. 쫌 위에 있는 두 개의 불빛은 나를 찍는 교수님이 터트린 플래쉬 -_-;



펜탁스 MX + 표준렌즈
아그파RSX2 50 , F16, 1시간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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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천체사진 공모전 장려상 수상작 (연도가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 ....) 

제목 : 고요한 숲속의 밤


거창 월성 수련원에서 찍었던 처음이자 마지막 사진. 거창은 서울에서는 너무 멀다.
거창 월성 수련원은 남쪽 지방 아마추어들이 많이 찾는 관측지로 알고 있다.
사진을 찍은 이 날은 전국 대학생 아마추어 천문 동아리 연합 (UAAA)에서 단체로 관측을 갔던 날이다.
믿지 못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OIII 필터를 끼운 옵세션 (망원경 메이커 이름)으로 말머리성운도 보았다. 별을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을 위하여 덧붙이면, 이거 보기 힘든 정도가 아니라 그냥 안 보이는거다. 사진에서나 나오는 그런 천체란 얘기다. 자랑 맞다. 벌써 몇 년전 일이고 얻어본 것이긴 하지만 -_-;

그런데 거창 월성 수련원... 정말 답 안 나오는 풍경을 가진 곳이다. 일주 촬영을 위해선 정말 별로이다.
그나마 억지로 구도를 만들어 한 컷을 찍었다.... 라고 생각했는데 

뭐 결과는 나쁘지는 않으나 누군가 LED를 켜고 지나간 흔적이 남아 사진에 오점을 조금 남겼다. 현상결과를 보고 맘에 들어 하던 중... 확대경을 들어 필름을 자세히 본 순간 30초동안 뭐라 말을 할 수 없게 만든 저 LED자국=_=!!

여튼...내 모니터로 보았을 때에는, 색감이 실제 사진보다 조금 어둡고, 광해의 흔적이 조금 덜 해 보인다.

장비 : MX+24mm
노출 : E100VS, F11 8시간 40분, 5시간정도 초승달빛을 받음.


천문연에서는 고요한 숲의 밤이라고 마음대로 제목을 줄였는데... 
'고요한 숲속의 밤'이다. 글자 한두자 차이가 주는 느낌이 매우 크다.-_-;;;
어쨋거나 첫 천체사진 공모전 입성작.
누군가가 지나가느라 생긴 LED자국으로 인해 아래쪽 일부를 잘라내 제출하였고
솔직히 말하자면 저런 구도를 찾아 다니던 잡을 감정상태에 있었다는 것은 완전 운빨이라고 생각중.
사실은... 철창살 같은걸로 사방이 막힌 답답한 구도가 자꾸 눈에 들어오는 감정상태였더랬다.
얘기를 꺼내자면, 할 말이 많은 사진.

아래쪽을 자르기 전 원본은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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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1월 보현산천문대 갔을 때 찍은 사진이다.

보현산천문대는 시민천문대나 사설천문대가 아닌, 연구용 국립천문대이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별을 보여주거나 하는 행사는 1년에 한두번밖에 하지 않는다. 다만, 낮에는 일반인들이 잠시 둘러보고 갈 수 있는 작은 견학용 공간이 마련되어 있기는 하다.

나는 이 때 분광관측을 하러 갔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지도교수님의 관측시간에 같이 간 셈이다. 



사진은 관측 첫 날 바로 CCD가 고장이 나서, 맑은 날 개점 휴업을 하는 도중에 찍었다. 다음날이 주말인데도 불구하고, 관계자 분들께서 올라오셔서 해결해 주신 관계로 다음날 부터는 사진을 전혀 찍지 못했다.

가장 작은 궤적을 그린 별이 북극성이다. 북천일주 사진을 몇 장 보면 알 수 있지만, 북극성이라고 일주운동을 전혀 안 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아주 작은 원을 그리며 도는 것이다. 아주 짧은 유성의 궤적도 하나 나와 있다.

장비 : 펜탁스 MX + vivitar 24mm 
노출 : 아그파 CT precisa 100 , F11, 2시간반쯤



보통 연구용 관측 중에는 모든 불을 모두 소등해야 하고, 작은 불빛 하나도 용납하지 않는다. 그런데 보현산에서 관측을 하다보면, 일반인들이 관측중에 자동차를 몰고 올라와서 별을 보려고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전조등도 모두 켜고 올라오면, 매우 난감하다. 감시 카메라가 곳곳에 있어서 누군가 올라오면 내려가서 돌아가 달라고 말하거나 방송으로 전달하는데, 특히 주말에는 극성이다.

관측을 하는 사람들은 관측중에 누군가 올라오면 매우 불안하다. 갑자기 불이라도 켜서 지금 관측중인 방향에 빛이 새면 과학의 결과가 바뀔 수도 있고, 불도 안 켜고 있으면 산인데 발이라도 헛디딘다거나 사고가 나면 또 난감하기 때문이다.

가끔 아마추어 천문인들이 보현산천문대 바로 아래쪽 주차장에 와서 별을 보고 가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아마추어천문인들은 연구용 관측에 방해가 되는 일은 스스로 자제한다. 그렇지만 천문대 입구를 넘어 들어오는 외부인들 중에는 나가달라고 해도 안 내려가고 버티는 사람들도 꽤 많이 있어서, 연구용 관측을 하러 온 사람에게는 여간 신경이 쓰이는게 아니다.




나는 보현산에서 관측실에 관측자로 들어가서 직접 관측을 한 것이 처음이었다. 물론, 이 사진을 찍은 다음 날부터 관측을 했다. 그런데 이 카메라가 놓인 바로 이 곳에 정말 많은 차들이 올라와서 섰다 가는걸 보았다. 다행히 사진은 큰 문제가 없었지만, 자칫 운이 없으면 사진에 다른 불빛이 새 들어오거나 혹은 카메라를 잃어버릴 수도 있었다는 얘기다.

뭐 이런 이유도 있고, 관측 중에는 관측에만 집중해야 하기도 하고, 여차저차 지금은 보현산 천문대 갈 때 카메라를 아예 들고 가지 않는다.




보현산 천문대 산자락 아래에는 보현산 천문 과학관이 있다. 보현산 천문 과학관은 순수 일반인들에게 별을 보여주기 위한 용도로 지어졌으며, 연구를 수행하지 않는다.

보현산 천문 과학관을 건설한 이유 중에는, 일반인들을 위해 별을 보여주는 일을 하지 않는 연구용 보현산 천문대에 올라오는 일반인들에게 별을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것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니 별을 보고 싶은 사람은 보현산천문대 대신 보현산 천문 과학관을 찾으면 될 것이다.

보현산 천문 과학관 홈페이지 :  http://www.staryc.com/m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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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월, 혼자 간현에 갔을 때 찍은 사진이다." 라고 내 싸이에 2003년에 글이 올라와 있으니까, 2002년 10월에 찍은 사진이로군.

카메라 들고 관측지보러, 구도보러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찍었다.

아래쪽에 옆으로 누운 V자모양의 성단이 히아데스 성단, 그 위에 몇개가 조금 더 오밀조밀하게 모여있는데 플레이아데스 성단이다.

히아데스성단에서 가장 밝게 보이는 별은 알데바란이라는 황소자리의 1등성인데, 이 별은 히아데스 성단의 별이 아니다. 단지 히아데스와 같은 방향에 있는, 히아데스보다 가까운 별이다.

플레이아데스 성단은 심지어 서울에서도 개인차에따라 6개이상도 볼 수 있다. 매우 밝고 아름다운 성단으로, 먼 옛날부터 별을 유심히 지켜본 나라나 민족들은 플레이아데스에 얽힌 이야기가 많다.

플레이아데스가 동쪽에서 뜬 후에 알데바란이 뒤따라서 뜬다. 그래서 알데바란의 이름은 그 뜻이 '뒤따르는 자'라고 한다 ..

펜탁스MX+scm50mmF1.4
코닥맥스400,F2 15초


이상 내 싸이 펌....

이걸 찍을 때는 그러니까... 모 사설 천문대에서 알바하다가, 손님이 없어서 불러주지 않으면 그 동안 받은 알바비로 별보러 다니다가, 뭐 그러던 시절이다. 

지금 그렇게 하라고 하면... 아아 생각만 해도 며칠만에 몸져 누울 것 같다-_-;;;; 

  
사진을 찍다 보면, 찍었을 때에는 너무 좋아라 하다가 나중에 사진찍는 실력이나 기술이 늘고나서 보면 버리고 싶은 그런 사진도 있고,

반면에 막상 찍었을 때에는 별 느낌 없는데 나중에 왠지 마음에 들어가는 사진도 있다.

사실 뭐 이 사진에 별다른 특별한건 없고 누구나 쉽게 찍을 수 있는 그런 사진인데

아 뭔가 아무것도 특별한게 없는 이 사진이 마음에 드는건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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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당근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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