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천체망원경보다는 카메라에서 쉽게 눈에 띄는 수차가 비넷팅(vignetting)이다. 이 수차는 똑같은 밝기의 물체를 찍어도 시야의 중심부보다 주변부에서 더 어둡게 나오는 현상이다.

카메라의 크기는 정해져있는데 비하여 시야를 넓히려다보니, 아무래도 비넷팅은 망원렌즈보다는 광각렌즈에서 그 정도가 심하다. 135의 표준렌즈중 하나인 펜탁스 SMC 50mm F1.4의 경우 F4 혹은 F5.6에서 비넷팅이 거의 보이지 않는데 비하여, 저가형 광각렌즈에서는 F8이나 되어야 비넷팅이 신경쓰이지 않을 정도로 심한 비넷팅을 보인다.

광각렌즈에서의 비넷팅 : Vivitar 24mm F2.8 렌즈로, F4 혹은 F5.6으로 기억한다. 상단 모서리가 어둡게 나온 것이 쉽게 눈에 띈다.

 

물론 천체사진을 일반 카메라로 찍는 경우도 있으므로, 비넷팅은 알아둘 필요가 있다. 또한 망원경의 구조가 워낙 단순하므로, 자신의 천체망원경이 비넷팅을 피해 설계되었는지 알아볼 필요도 있다. 특히 지나치게 심한 배플처리나 (baffle : 망원경에서 시야 주변부의 잡광을 줄이기 위하여 설치한 차단막) 혹은 반사망원경에서는 경통이 주경의 구경에 비하여 너무 작거나 사경이 너무 작은 경우 이로 인하여 비넷팅이 발생할 수 있다. 


잘못된 광로설계로 인한 천체망원경에서의 비넷팅


위 그림은 비넷팅의 예시를 삼아 굴절망원경의 단면도를 그려 보았다. 흔히 비넷팅이 나타날 수 있는 요소는 경통 벽에 있는 배플과 초점조절나사통 등이 있고, 위 그림처럼 경통이 좁아지는 부분의 벽면에서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어지간히 대충 만든 경우가 아니면 망원경에서 비넷팅이 크게 문제되지는 않는다. 사실 나는 초점조절나사통에서 비넷팅이 발생하여 통을 짧게 잘라버린 적이 있다.

굴절-반사식이나 카세그레인식 반사의 경우 배플이 초점조절나사통에 숨어있는 경우가 많이 있다. 또한 뉴턴식은 배플을 설치하기 힘든 구조라 대개는 배플이 없지만, 경통 벽면에 나 있는 초점조절나사통이 안쪽으로 튀어나와 시야를 일부 가리는 경우가 꽤나 많이 있다. 게다가 사경을 너무 작게 만들면 비넷팅이 발생할 수 있다.

뉴턴식 반사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가지 원인으로 인한 비넷팅


비넷팅은 Tangent 함수만 사용해서 계산할 줄 알면 망원경의 치수를 잘 재서 비넷팅이 여부를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다만 별을 볼 때의 초점 상태로 경통을 고정하고 나서 여기저기 치수를 재고, 또 경통을 열어서 경통 내부에서의 치수를 잘 재는 것이 약간 번거로운 과정일 뿐이다. 또한 자신의 망원경이 시야 몇 도까지 비넷팅이 없는지를 파악해 두면 저배율 접안렌즈를 선택할 때 이를 고려하여 결정할 수 있다.

비넷팅은 어렵지 않게 발생 여부를 알 수 있으므로, 자기 스스로 경통을 열 수 있는 사람이면 날씨가 흐린 날 경통을 열어서 비넷팅 여부를 확인해 보는 것도 일종의 장비관리라고 할 수 있겠다.
Posted by 당근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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