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 나는 우즈베키스탄 마이다낙 천문대에 관측을 목적으로 다녀왔다.

일주일간 출국을 하였고, 비행기로 7~8시간 가서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에서 하룻밤 묵고, 다시 차를 타고 8~10시간 가서 천문대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돌아오는 길은 그 반대인데, 하루 짬을 내서 사마르칸트에서 관광을 하는 일정이 잡혀 있었다.

당시에는 디카도 없고 (지금도 없지만...) 블로그도 없고 (지금은 블로그는 있다) 기타 사진을 찍기 귀찮은 등등의 이유로 별다른 여행사진은 남겨오지 않았다.

다만 밭에 김태희 대신에 할머니가 있는것만 알려줄 수 있겠다 -_-;;;;;

-돈-
우즈벡 돈은 '숨'이라고 해서, 1달러에 1000~1200숨 정도 한다. 우리나라보다 평균적으로 물가가 꽤 싼 편이지만, 우리나라와 비슷한 가격의 물건들도 있다. 예를 들면, 수박 한 통에 1000숨인데 500ml 물 한 병에 500~1000숨이라던가, 그렇다.

아, 물을 살 때는 조심해야 하는데, 보통 가게에서 물을 500ml 단위로는 잘 안 판다. 단, 500ml 단위의 탄산수는 흔해서, 처음에 잘못해서 물인줄 알고 사서 벌컥벌컥 마시다가 고생하는 수가 있다... 가 아니라 처음엔 다 겪는 것 같다 -_-;

호텔은 우리나라 시골 모텔 정도의 시설을 가진 호텔이 3만숨~30달러 정도 한다. 다만 우리나라 모텔처럼 위로 크거나 한게 아니고 높아야 2~3층이다. 아, 비싼 호텔도 물론 있겠지만 나는 안 갔다. 
 
-언어-
우즈베키스탄은 우즈베키스탄어와 러시아어가 혼용해서 쓰인다. 러시아어를 안다면 우즈벡에서 말 안 통할 일은 없다. 그러나 영어를 안다면 우즈벡에서 말은 안 통한다. 도시에서 젊은이를 붙들고 몇마디 해볼 수는 있겠으나, 조금만 시골로 가거나 나이많은 사람은 대부분은 "Hello"도 못 알아듣는다. 다만, 관광지에서 한국말을 꽤 하는 사람을 만나볼 수 있는데 특히 관광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한국말을 적어도 몇 마디는 한다. 우즈베키스탄은 나 같은 경우 천문대에 방문 관측자로 가는 것이라, 천문대에서 영어를 아는 사람이 마중을 나와서 내내 동행했다.

-관광지-
이건 여행사에 물어보시라 ...... 나 같은 경우는 사마르칸트에 하루 있었는데, 우즈벡으로 치면 우리나라의 경주 같은 곳이라고 한다. 다만, 징기스칸이 한 번 뒤집어 엎고 아무 것도 안 남은 황무지로 만들고 간 이유로 약 서기 1400~1500년 이후의 문화재만 있다. 알고보면, 경주 같은 유서깊은 도시는 많지 않다.

아, 나는 천문대에서 정전된줄 모르고 미지근한 물로 씻다가 점점 물이 차가워져서 감기걸린 상태로 사마르칸트에 내려왔는데, 그 상태로 오랜만에 밥을 보고 허겁지겁 먹다가 체해서 사마르칸트에서 호텔에서 내내 쉬고 비행기 안에서도 매우 힘들었다. 우즈벡에서도 볶음밥이 있는데 거기에 약간의 향신료가 들어 있음을 주의하자.

내가 갔던 때는 라마단 기간이었다 ...... 참고로 라마단에는 무슬림들이 낮에 음식을 하나도 안 먹는다. 그리고 우즈벡은 90% 이상이 무슬림이다.

-음식-
물 : 물이 좋지 않은 곳이라 차를 준다. 물은 사야 한다. 차를 천문대에서 끓여봤는데, 끓이고 나면 하얀 석회가 바닥에 굳어 있다.
샐러드 : 기본적으로 당근샐러드나 토마토+오이 샐러드를 번들로 준다. 그러나 한국 우즈벡 음식점에서는 이것도 판다.
샤실릭 : 향나무 및 쳐러 향신료를 첨가한 고기 술붗 꼬치구이. 매우 맛있다. 닭, 양, 소를 먹는데 나는 닭을 강추한다.
쌈싸 : 양고기를 넣은 빵을 구운 것으로, 아주 큰 만두 비슷하다.  
빵 : 주식이 빵이다. 맛이 별로인게 아니고 맛이 없다.
기타 : 양고기
주로 양고기를 제일 많이 먹는다. 쌈싸는 우즈벡에서 먹으면 정말 먹기 힘든 쌈싸도 종종 있는데, 양고기 기름이 줄줄 흘러서 냄새도 나고 손에도 냄새가 배는 그런 쌈싸가 있다.

한국에도 우즈벡 음식점이 있어서, 자주 가는 편이다. 다음에 가게 되면 사진을 찍어다 리뷰를 해 보겠다.


-날씨-
우리나라랑 비슷한 주기의 계절을 가지고 있지만, 매우 건조하다. 더울땐 매우 덥고 추울땐 매우 추운 것 같다.





마이다낙 천문대에는 1.5m 망원경과 기타 작은 망원경들이 여러가지 있는데, 나는 1.5m 망원경을 썼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망원경을 쓸 때에는 사진을 찍고 다녔는데, 워낙 한국보다 어두워서 수평잡기도 다소 힘든 편이었고 구도 잡기도 힘들었고,또 대부분의 사진들은 노출부족이 나왔다. 건진 것은 두 장 뿐이다.



 



                                                       
왼쪽 사진은 초점을 조금씩 바꿔가면서 50mm로 F2에 약 60초 정도 노출을 주었고, 그래서 천문대 건물에 초점이 나간 것을 볼 수 있다.

오른쪽 그림은 24mm로 F5.6으로 찍었고, 뿌연 것은 은하수이다. 위쪽에 가로로 긴 선은 비행기 궤적이다. 아마 이 사진을 찍으면서, 아래 동영상에 1:32~1:40 사이에 LED자국을 몇 번 내고 지나간 것 같다.

펜탁스 MX, 프로비아 400F, 3.5stop 증감 


사실은, 이거 찍으러 돌아다니고 있었더니 동행하고 있던 우즈벡인이 와서는 주변에 곰 돌아다닐 수 있다고 조심하라고 했다. 숙소에서 천문대 지나서 200~300m 정도에서 발자국이 보인 적이 있다고. 나 거기 지나서 골짜기까지 갔었는데 바람소리 때문에 뭐가 지나가도 하나도 모르겠던데...... 죽을뻔 했네.




여기는 러시아 인들이 꽤 많이 온다. 나는 가서 러시아 아마추어를 한 명 보고 그들이 내미는 팜플렛도 하나 받았는데, 그 러시아 인이 유성을 찍는다고 디카로 이것저것 찍고 다니고 있었다. 그러더니, 나중에 후배 하나가 우즈벡 가서는 요 아래 동영상을 받아왔다.


원저자의 유튜브 링크 http://www.youtube.com/watch?v=uSFVcuAk2-Y
자기 전에 보고 있다면 BGM을 머릿속에서 지우는데 성공하길 빈다. 

동영상에서 제일 밝은 천체는 태양이 아니고 달이다 (태양이 별과 같이 찍힐 순 없다). 동영상에 지상에서 지나다니는 불빛 은 사람인데, 아마 나도 몇 번 찍혔을 거다.

은하수야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어두운데 가면 보이는거고, 나는 여기서 난생처음 황도광도 봤다. 뭔가 이상하게 은하수는 아니고 약한 빛이 하늘에 또 띠처럼 있는데, 우즈벡에 그렇게 밝은 광원은 없을거고 (수도 타슈켄트도 밤에 비행기에서 내릴 때 보니까 가까이 가야 불빛이 보이고 무슨 10m마다 한 명씩 서서 촛불집회 하는 거 같더라), 거기가 밝은 이유가 없었다. 혹시 황도광이 아닌가 싶어서 이 동영상 찍고 있던 러시아인한테 물어봤더니 '맞아. 그거 되게 밝아' 라고 말해줬다. 



-정리-
아마 내가 다시 우즈벡을 갈 일은 적어도 향후 5년 내에는 없지 싶다. 뭐, 사실 우즈벡에서 별로 감명깊었던 일도 별로 없다. 관광코스를 따라다닌 것도 아니고, 단 하루 돌아다니던 날은 배탈나서 완전히 죽을 맛이 되어 있었고 ... 물도 제대로 못 먹는 상태였으니...

그렇지만 우즈벡 음식 중에서 '샤실릭'은 굉장히 맛있다!



-p.s- 우즈벡 가서 돌아오던 날이 서울 세계 불꽃축제 하는 날이었다. 찾아보니 2007년 10월 13일에 돌아왔군. 근 2~3일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우즈벡에서 한국까지 비행기타고 날라와서 집에 들어가니 오후 12시였다. 불꽃축제를 그래도 찍겠다고 준비해서 2시반쯤 잠깐 눈을 붙이고 일어나니 6시반!

몸 가누고 있기도 힘든데 일어나서 달려가 찍은 이유는, 지금까지 이 불꽃축제 사진 공모전이 63빌딩이나 프라자호텔 뷔페권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날 몸상태도 별로고 상황판단도 한 박자씩 늦다보니 사진도 실패하고 결국 공모전 떨어졌다.  ㅠㅠ 

-p.s 2- 그 배탈, 결국 2일인가 더 굶고 일주일 밥+죽만 먹고 (김치도 못 먹고) 겨우 나았다.
Posted by 당근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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